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무조건 고백부터 하고 보는 그런 사람이 있고, 멀리 숨어서 지켜보는 사람이 있다. 나는 전자에 속했다. 나의 고백 역사는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시작되었고 "나 너 맘에 든다, 우리 사귈래?"라는 말로 꼬꼬마 초등학교 남자애들을 당황시키는게 일상다반사였다. 고백을 그렇게 무턱대고 했으니 많이 차이기도 했다. 그런데 고백폭격기인 내가, 유일하게 고백을 못했던 사람이 있다. 금사빠인 내가, 점차 스며들었던 사람이 있었으니 그 이름을 J라고 해두겠다. 그는 나보다 수학을 잘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새하얀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처음에 그는 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냥 한 두마디 건네는 사이였다. 어느날 내가 우정이 엉망으로 흘러가는 사춘기를 겪고 있을때 그가 다가왔다. "요즘 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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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자, 무엇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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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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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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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의 일상이 더 이상 궁금하지 않다는 것은 이별의 끝자락에 왔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를 좋아할 때 내가 그 사람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은 그 사람에 대한 일상에 대한 궁금증이 폭증함을 느낄때가 아닐까. 오늘은 무얼했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를 전부 알고 싶은 마음. 그래서 연애를 할 때, 잠자기전 통화할 때, 통화가 길어지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일지도. '자장면을 먹었어'라는 답에 '자장면 먹을때 단무지랑 먹어 양파랑 먹어?'라는 물음에 '나는 깍두기가 좋아'라는 답이 이어지고 '깍두기보다 총각김치가 더 맛있지'라며 김치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되고 '김치랑 밥만 있어도 한국 사람은 살만하지'라는 말에 '너만 있어도 살만해'라는 말로 귀결되는 밤. 상대방의 일상은 무한한 세계의 확장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이별을 하고 나서, 더이상 들을 수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