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 Green, Mint 기록하자, 무엇이든

신주쿠는 언제나 복잡해

 

 

 

하네다 공항에서 멍멍이에게 내 짐이 뿌려먹는 김 때문에 걸리고, 폰에 단기유심칩 연결안해놔서 집 앞에서 길 잃어버려서, 비 쫄딱 맞고,  집 근처 부동산 가서 아주머니에게 도움을 청해서 약도보고 집 찾아왔던 첫 날.

한국에서 기어코 들고 온 한국이불로 뽀송뽀송하게 잠들며 일주일이 흘렀다. 일본은 참 신기하게도, 밤 11시만 되면 진짜 졸린다. 나뿐만이 아니라 동기, 선배들이 12시 이전 취침, 6시 기상 생활을 하고 있다. 

일요일에는 학교 선배가 나카노로 놀러와서 같이 차 한잔 하면서 어떤 교수님이 좋은지, 힘든지 좋은 조언을 들었으며, 어제는 동기를 처음 만나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무사시사카이를 휘저으며 다녔다.

 

쉐어하우스에서는 역시 다양한 사람들이 산다. 프랑스, 러시아, 일본, 필리핀, 호주.

왜 일본에 왔냐라는 질문에, (좋아하는 가수 때문에)가 과거의 내 대답이였으나,

이제는 뭐라해야할까? 

그냥 왔다.

과거 여행하려고 왔다.

동기말처럼, 레트로의 나라잖아. 쟈뽄...

 

내가 온 다음 날, 태풍이 와서 한국 가고 싶어졌다. 일본은 비가 오는 날이 젤 두렵다. 사람을 극도의 두려움으로 몰아내는 비란 말이야. 한국 김을 먹으면서 마음을 달랬다. 일본 김보다는 한국 김 최고. 조만간 한인마트에서 김을 털어 오자. 기다려라 신오쿠보. 

 

 

학교를 처음 가봤다. 학교가 초록초록으로 물들어서 너무 예뻤다. 학교 주변엔 정말 아무것도 없지만, 로손 편의점 2개만 있지만, 그래도 너무 좋았다. 나무가 많고, 나비가 돌아다니고, 청춘의 소리가 들려서.

코엔지도 혼자서 걸어가 보았다. 여전하다. 코엔지. 중고옷의 동네, 코엔지. 

예전에 좋아했던 인도 카레집을 가보았다. 가격이 올라서 화가 조금 났다. 

 

일본에 와서, 가장 먼저 구입한 것은, 브리타 필터와 나녹스 세제다.

일본 살면 세제 살 때, 아리에루나 소프란, 피스 가루 세제 살지 말고 나녹스 사세요.

(니노미야 카즈나리 좋아해서 이러는게 아닙니다. 세척력 우수하다고요 ㅠ)

아리에루 소프란은 일본스러운 냄새 남...그게 뭔지 나도 모름... 일본 가정집 냄새 남...피스는 액체 세제는 괜찮지만, 가루 세제는 일본 가정집 냄새 남... 나쁘다는 게 아니라 내 취향이 아님. 

 

 

일본에 오면, 예전에 일본에서 살면서 만났던 친구들이 많이 생각났다.

특히, 내 대학 합격을 누구보다 진심으로 빌어주었던, 합격 연필까지 선물해준 친구가 생각이 많이 났다.

옛날에 일본에서 만든 라인은 삭제를 했기에, 도저히 그 친구와 연락할 방법을 찾지 못했는데, 

오늘 인스타에서 검색을 하다가, 그 친구를 발견했다. 설마 그 친구인가? 하고 피드를 보는데, 그 친구였다.

너무 반가운 마음에 

잘 지내냐고 디엠을 보냈더니

답장이 왔다.

그래서 우리는 일요일에 하라주쿠에서 만나기로 했다.

내가 대학을 합격한 건 네 덕분이야, 정말, 진심으로 고마워.

 

 

담주는 개강이다.

너무 긴장된다.

노트랑 연필 들고 가면 되는걸까?

아이패드? 노트북? ㅠ

한국말로 필기해도 되나여?

 

일단 3교시 수업 있어서 도시락통부터 사야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