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 Green, Mint 기록하자, 무엇이든

 

한국에서 달콤한 시간을 보내고 일본에 왔다.

 

 

한국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얼굴이 좋아졌다'라고 해서 의아했다. 일본 가서 살쪘는데, 왜 얼굴이 좋아진거지? 라고 생각해보니, 과거의 나는, 그러니깐 대학교 입학하고 나서 나는, 몸이 말랐었다. 일본에서 열심히 야무지게 챙겨 먹었더니 살이 좀 쪄서 빼야하나 고민을 했다. 

만나는 사람마다 좋아보인다라고 하니 살은 빼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내 체력 부족이 근육이 없어서 인 줄 알았는데, 생각해보니 지방이 없어서 였다. (나루호도! 호도과자!)

그렇게 열심히 찌운 살 덕분에 일본 도착하여 23키로 캐리어 끌고 무사히 집으로 왔다. 

나는 강하다....

 

 

한국 가면 과제해야지, 송광사 가야지 야심차게 계획을 짰는데, 하나도 못지켰다. 

방학 동안에 과제를 하는 사람은 좋은 의미로 몬스터다.

송광사는 가고 싶었지만, 순천 터미널에서 내려서 또 시내버스를 타고 1시간을 가야 하는 루트를 보고 마음을 접었다.

언젠가는 갈 수 있지 않을까?

 

 

 

 

한국 갔는데 막장 드라마를 또 보게 됐다.

재밌어. 남들 글로리 볼 때 나는 이런 드라마 보고 있어.

유난히 기억에 남는 드라마 대사가 있다.

'복수는 네가 해 사랑은 내가 해'

태풍의 신부, 여기서 남주가 저런 대사를 쳤다.

볼 때는 웃겼는데, 생각해보니 너무 멋지지 않아?

사랑은 자기가 하겠대.

요즘  '사랑'하는게 얼마나 쉽지 않은데

사랑은 목숨을 거는 일이라고!

 

 

 

 

한국 사람인데, 클래식 좋아하는데, 한국인 조성진, 임윤찬 공연을 티켓을 구하지 못하는 게 조금 슬프다.

그래서 나는 해결책이 생각났어.

조성진, 임윤찬 각자 같은 날에 공연을 하는거야.

한명은 예당, 한명은 롯콘

요즘 클래식 열풍이라 클래식 티켓값도 올랐더라.

학생은 돈이 없다고요.

아는 분이 명언 남기셨다

돈이 많으면 시간이 없고

시간이 많으면 돈이 없고

저는 시간이 많지만 돈이 없는 대학생이랍니다. ㅠ.ㅠ

그래서 성진초와 윤찬림이 동시에 공연하면 나는 어디로 갈 것인가?

저는 프로그램을 보고 가겠습니다.

성진초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 VS 윤찬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진짜, 노자냐 장자냐, 공자냐 맹자냐, 1984냐 멋진신세계냐, 위대한개츠비냐 호밀밭의 파수꾼이냐, 산왕전 MVP는 강백호냐 정대만이냐

만큼

어려운 선택지

 

 

 

현실에서 슬램 덩크 최애가 누구냐 물어보면

거의 강백호 아니면 서태웅이거든 

일본에서도 물어보면 사쿠라기(강백호) 아니면 루카와(서태웅) 라고 

근데 인기투표 1위는 왜 정대만일까?

다들 어디 숨어있지????????

내 최애도 강백호인데, 우리 백호인데,

정대만이 잘생기긴 했는데

정대만이 서사 미치긴 했는데

정대만이 포카리 먹으면서 후회하는거 보면서 나도 맨날 울긴 하는데

정대만이 농구가 하고 싶어요 할 때마다 나도 울먹거리긴 하는데

정대만이 장발 시절 까리함에 나도 혹하긴 하는데

정대만이 산왕전에서 이젠 내겐 링밖에 보이지 않아 할 때 나도 정대만 밖에 보이지 않아하는데

정대만처럼 나도 포기를 모르는 사람이긴 한데..............

광기다 이정도면.

그래서 슬램덩크 좋아했던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내가 지금 한달째 슬램덩크 만화 일본판을 살까 말까 고민중이라고

다들 사래.

일본에서 한국 돌아올 때, 저 만화책을 들고 와야하는 걸 생각해야한다고.

책은 진짜 무겁다고요. 그렇다고 내가 북오프에 팔지는 못한다구요.

내가 산 책을, 어떻게 팔아요? 죽을 때까지 함께 하는거야 책은.

슬램덩크 작가 왜 이북 안내주냐고 ㅠ

 

 

 

 

도쿄 날씨는 맑음.

한국에서 갖고 온 이불 덕분에

내 방도 이제 따뜻하다.

비행기 안에서 후지산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내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감사한 마음으로 2023년 시작해본다.

 

 

기말고사, 많은 레포트가 산더미처럼 남아있지만

해보자.

우리 연습 쳐돌이 강백호처럼... 

 

사랑한다....사쿠라기 하나미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