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안방에서는 엄마가 신사와 아가씨라는 드라마를 꼭 챙겨보신다. 도대체, 저 막장드라마(?)를 왜 볼까라며 엄마 옆에서 잔소리하다가 임영웅의 사랑은 늘 도망가의 OST에 매료되어, 나도 언제부턴가 같이 안방에서 주말마다 (욕하면서) 챙겨보게 되었다. 남녀주인공, 회장님과 박선생의 사랑이, 스무스하게 흘러가지 않는다. 게다가 주변사람들의 반대가 심하여, 회장님과 박선생은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한다.
'헤어질겁니다. 헤어지겠습니다. 만나지 않겠습니다' 라고 말하지만
역시나 다음화는 둘이 서로 눈물을 흘리며 또 만나고 있다.
이때 흘러나오는 임영웅의 사랑은 늘 도망가 노래는 둘의 사랑을 한 층 더 안타깝게 만들지만, 드라마니깐 안타까움을 느껴보지. 현실이였으면, 이건 좀 아닌데? 라는 생각을 매번 볼때마다 한다.
사랑아 왜 도망가
수줍은 아이처럼 행여 놓아버릴까 봐 꼭 움켜쥐지만
그리움이 쫓아
사랑은 늘 도망가
잠시 쉬어가면 좋을 텐데
'사랑'이 도망가는 이유는 사랑의 시작과 함께 이별이 따라붙기 때문이다. 사랑 옆에서 이별이 가속도 붙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어릴때는 사랑의 '시작'에 초점을 맞추고 연애를 시작하다보니, 그 옆에 따라오는 이별을 자각치 못했다. 그래서 그렇게 첫 이별이 슬펐는지도. (물론 모든 이별은 언제나 슬프다).
어쩌면, 사랑 옆에 이별이 있다는 것을 자각한다는 것이, 어른의 필요충분 조건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노래의 가사처럼 그리움이 쫓더라도, 도망가지 않고 잠시 쉬어가면 좋을 텐데.
이별이 관대함을 베풀지 않는게 참 슬프다.
종소리를 더 멀리 보내기 위하여
종은 더 아파아 한다.
이번달에 끝나긴 하는 거죠? 드라마가 끝나는 무렵, 벚꽃의 소식, 들려오는거죠?
신사와 아가씨의 회장님과 박선생은 겨울부터 충분히 아파한것 같은데, 이제 그만 아파하길.
기다림도 애태움도 다 버려야 하는데
무얼 찾아 이 길을 서성일까
무얼 찾아 여기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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