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수업이 좋은건가? 어떤 교수가 훌륭한 걸까?
지금 2학년 끝자락에 와서 느끼지만, 박사 학위 막 받아서, 교수 돼서, 대학생을 '유인원'으로 취급하지 않는 교수 좋아하지 않는다. 성적을 짜게 주는건 고사하고, '왜 이걸 이해를 못해?' '이정도는 읽어와야지?' 라고 하는 교수. 나 님 수업만 듣는거 아니거든요?
1학기때, 경제 전공 교수님을 만나서, 프랑스 혁명과 민족 관련 책을 2권을 수업 시간에 다뤘다. 정말 어려웠다. 어려웠지만, 교수님이 상냥하셔서 이겨냈다. 종강일에, '교수님 책이 너무 어려웠어요'라는 한 학생의 말을 듣고 교수님이 이해한다.라며 인자한 미소를 지으셨을 때, 정말 안도했다. 아 교수님도 아시는 구나. 어렵다는 것을. 우리가 유인원인것을... 이렇게 학생의 마음을 헤아리는 교수님이 훌륭한 교수님 아닐까? 가장 힘들었지만, 올해의 베스트 수업이였다. 교과서가 수험서 같이 되버렸지만, 그래도 보람찬 수업이였다.
수박은 왜 이렇게 맛있을까?
매실청을 담궜다 내가 아니라 엄마가.
매실 꼭지를 따 줘야, 매실청을 만들었을 때, 쓴맛이 덜난다. 그래서 꼭지 땄다. 이쑤시개는 금방 부러지기 때문에, 이쑤시개보다는 산적꼬지로 꼭지를 따는게 훨 수월하다.
그리고 가을에, 정말 맛있는 매실청이 완성됐을 때, 엄마의 행복한 미소가 너무 좋았다.
초록 야채, 초록 과일은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초록색의 비밀을 알고 싶다.
올해 가장 좋았던 공연 - 서울 시향의 드보르작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이 교향곡의 4악장을 공연장에서 들으면, 온몸에 소름이 쫙 돋는다. 어떻게 이런 음악을 만든걸까? 그리고 어떻게 이런 음악을 연주하는 걸까? 김은선 지휘자, 서울 시향 연주자들의 카리스마에 매료돼서, 그날 롯데콘서트홀이 너무 뜨거웠다. 갈까 말까 망설였지만, 갔었던게 최고의 선택이였다.
갈까 말까 할때는 가라!
서울의 강북쪽은 갈 일이 없어서 잘 안가는데, 한번 가게 되면, 인사동, 안국역 쪽을 꼭 돌아다니는 것 같다.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강북지역. 이런곳들이 잘 보존되어야 할텐데 말이지. 혼자 사색하기 좋은 곳.
가장 기억에 남는 책 속 구절 - 허먼 멜빌의 바틀비 中 "안하고 싶은데요" "안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지금, 자본주의 사회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수없이 많은 바틀비가 존재하는데, 다들 외면한다.
나는 '바틀비' 정도는 아니지라며, '바틀비'가 누구야? 라며, 자기 위안하며 살아가는 무수한 현대인들.
누구나 '바틀비'가 될 수 있다.
반복적인 일에 지친 현대인들,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하는 책. 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기꺼이 내가 하고 싶지 않은일에는
I would prefer not to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그렇게 말해도 괜찮은 사회를 꿈꾼다.
가장 좋았던 장소 - 에노시마
Q 일본 도쿄를 여행하려고 합니다. 어디를 갈까요?
시부야? 신주쿠? 긴자? 마루노우치? 요코하마? 키치죠지? 디즈니월드? 등등
A 무조건 에노시마가세요.
에노시마를 동기와 함께 갔다. 동기와 헤매다가 도착한 가마쿠라와 에노시마. 둘 다, 계획형인 J이지만 여행 루트가 예상치 못한 흐름에도 서로 빵빵 터지면서 돌아다녔다. 2023년에는 여름에도 에노시마를 갈 예정이다. 여름엔 또 다른 에노시마가 펼쳐지겠지?
2022년
드디어 들어본 대면 수업
드디어 만나본 동기들과 교수님
오랜만에 가본 일본
가까웠던 친구와 멀어지니 새로운 친구가 찾아오고
교육 봉사활동 하면서 초등학생에게 위로 받고
홍시를 좋아하지 않던 내가 홍시를 좋아하게 되고
버리는 것에 미련이 없어지고
부당한 것에는 분노하는 젊은이가 되기도 하고
서울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없어지고
무지 좋아했던 블랙코미디가 이젠 그렇게 좋아하기가 어렵고
사람은 이렇게 변한다...
변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나였으나,
내가 정작 변하고 있으니....
변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아도 될 것 같다.
2022년 상반기엔 난 참 편견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2022년 후반기엔 편견이 가득한 사람으로 어느덧 변해버렸다.
편견 가득한 나의 모습을 보고 아빠가 그러셨다.
세상을 넓게 봐
근시안적인 사고 탈출을 목표로 2023년을 향해서!
You and I,
Best moment is yet to c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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